캠퍼스 이전, 얼마나 알고 있나요?

캠퍼스 이전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 실시…
오는 8월 연구용역 결과 발표에 따라 이전 후보지 확정 예정

 

우리신문은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이전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위 조사는 석관동캠퍼스 예술정보관 입구와 서초동캠퍼스 학생식당 입구 등 캠퍼스 일대에서 지면 설문으로 진행되었다. 설문 항목은 석관·서초동 캠퍼스의 현재 상황 인식여부 △캠퍼스 이전 위치적정성에 관한 연구용역의 적정성 검토 사실 인식 여부 △캠퍼스 이전 선호지 및 고려사항 △통합캠퍼스 유치 동의여부 △본부 및 역대 총학생회의 입장표명에 대한 적절성 △타대학 이전 사례에 대한 인식여부 등이었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 수는 총 214명으로, 음악원 24명 △연극원 61명 △미술원 36명 △영상원 58명 △전통원 19명 △무용원 16명이 응답했다.

 

오리무중 ‘캠퍼스 이전’, 연구용역 발표 통해 뚜렷한 길 찾을까

 

그래프-1

그래프-2

우리학교는 1993년 개교 이래 계속해서 캠퍼스 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개교 초창기 예술의전당 부지와 국립극장 등을 떠돌던 우리학교가 오늘날의 이원화 캠퍼스 형태에 정착한 것은 1996년 성북구 석관동의 구 안기부 건물에 자리를 잡고 1998년 서초구 예술의전당 부지에 음악원·무용원의 강의동을 만들어 분리시키면서부터였다. 하지만 20여년 가까이 시간이 지났음에도 캠퍼스의 여건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서초동캠퍼스 증축공사로 음악원·무용원 학생들은 오는 2학기부터 한 학기동안 와룡동 대학로캠퍼스로 이전하게 됐다. 석관동캠퍼스 미술원·전통예술원은 문화재청의 의릉(사적 제204호) 능제 복원 계획에 따라 2017년까지 건물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지난해 제19대 총학생회의 총장 면담을 통해 “적절한 부지를 물색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그 이후까지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받았다.

 

그러나 이번 설문에 따르면, 적지 않은 재학생들이 양 캠퍼스의 상황을 부분적으로만 알고 있거나 잘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 중 양 캠퍼스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78명(36.4%)이었다. 그 외의 학생들은 둘 중 하나만 알거나 아예 알지 못했다. [그래프 ① 참조] 지난 2월 26일 우리학교가 캠퍼스 이전 위치적정성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 역시 82명(38.3%)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프 ② 참조] 연구용역 결과는 8월에 발표될 예정 이며, 이를 토대로 이전 지역을 확정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과 ‘통합캠퍼스’ 사이 계속되는 줄다리기

 

그래프-3

캠퍼스 이전 계획은 하루빨리 정비되어야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최근 3년간 국회의원·시장 단위의 지자체 측에서 우리학교 캠퍼스 이전 추진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언론에 공개하거나 후보 당시 우리학교 캠퍼스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지역구를 보기로 선호지(경기도 과천시 △경기도 고양시 △경기도 구리시 △경기도 화성시 △대전광역시 △어디도 선호하지 않는다 △기타[자유 기재])를 물은 결과, 가장 많이 응답한 보기는 “이중 어디도 선호하지 않는다(45.8%)”였고 기타 지역 중 서울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49명으로 22.9%에 이르렀다. 또한 서울 외 지역으로의 이전을 반대하는 의견이 63.1%, 수도권 지역 바깥으로 이전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이 29.9%였다. (그래프 ③ 참조)

 

그러나 문제는 서울에 통합캠퍼스를 유치할 마땅한 부지가 없다는 점이다. 박종원 전 총장은 총장 후보자 시절 “통합캠퍼스의 건설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라는 소견을 발표하며 임기동안 그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김봉렬 총장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로 이번 연구용역은 통합캠퍼스를 건설할 수 있는 약 12만제곱미터 규모 이상의 부지를 대상으로 조사 중에 있다. 통합캠퍼스 유치는 중대한 숙원 사업이지만, 그만큼 서울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지 않아하는 목소리도 팽팽하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생은 설문지를 통해 “6개원 통합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도 “서울 시내에 부지가 없을 것 같지만 서울 밖으로 나가는 순간 인풋에 문제가 생기고, 예술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환경이 잘 유지될 수 있을지 염려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미술원의 한 학생은 “이왕 옮기는 거라면 통합캠퍼스를 통해 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좋으나 미술원 학생으로서 [미술원에 필요한]큰 시설들이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본부의 공지와 학생회 차원의 정보전달 및 입장표명 필요

 

그래프-4

그동안 학교의 공지와 역대 총학생회의 입장표명이 미진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캠퍼스 이전에 대한 학교 본부의 공지를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3명(10.7%)에 불과했다. 또한, 공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23명 중 공지가 적절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1명 뿐이었으며,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학생이 12명,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학생이 10명이었다. [그래프 ④ 참조] 한 무용원 재학생은 “다음 학기 대학로캠퍼스로 옮겨야 한다는 공지를 듣긴 했지만 사실상 의례적인 공지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받지는 못했다”며 이전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많은 학생들이 누리, 대자보, 문자메시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캠퍼스 이전 관련사항을 공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역대 총학생회가 캠퍼스 이전에 대한 공지와 입장표명이 적었다고 해도, 이를 온전히 총학생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한 학생은 “역대 총학생회가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없었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그동안 학교 본부 측에서 제대로 공지를 한 적도 없고,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총학생회가 학생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학교에 전달하기를 바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학생은 설문지를 통해 “학교는 학교의 입장과 발표 내용을 총학생회와도 공유하고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나 교육기관 자체의 공무원들 내에서만은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총학생회 차원의 협상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캠퍼스를 이전했던 서울예술대학교, 단국대학교, 경기대학교 등의 경우, 총학생회 차원에서 총투표나 항의 방문 등을 진행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동호 7면 “서울 밖으로 간 대학들”)

 

 

그래도 옮긴다면… 쾌적한 학교생활과 문화접근성 적극 반영돼야

 

학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 중 하나는 서울 이외의 지역으로 벗어났을 때 열악해지는 접근성 또는 캠퍼스의 환경과 문화 인프라 등이었다. 캠퍼스 이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에 대해 묻자(복수 응답 가능) ‘접근성 및 지자체의 네임밸류’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 학생이 104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의동, 본관, 기숙사, 학생회관 등 건물의 여건’에 답한 학생이 62명, ‘주변 인프라(상권, 주택, 치안)’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한 학생이 4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이전 직후 가장 우려하는 점에 있어서는 ‘이전지역의 교통편 등 인프라’에 응답한 학생이 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충분한 캠퍼스 시설 확충’에도 41명의 학생이 우려를 표했다. 한 학생은 “석관캠의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지금의 학교 공간과 인프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상될 수 있는 위치로의 이전을 바란다”며 의견을 밝혔고 또다른 학생은 “본교 특성상, 각 전공별 실기실과 작업실 등 학교 시설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전 후 이런 부분들이 이전하기 전보다 더 열악하다면 캠퍼스를 통합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설립 초창기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 등을 오가며 강의를 실시하던 일련의 이야기들을 결코 미담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국내 유일의 국립예술대학으로 전문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우리학교가 아직까지도 불안정한 캠퍼스 여건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학교 이전 계획이 본격화된다면, 캠퍼스 이전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학교 구성원들이 원하는 최선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안신호·박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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