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학회장이 될 것인가

눈치게임? 선출 방법 제각각… 학칙에도 없는 ‘과 대표’ 자리

 

우리학교의 학생 자치 기구는 총학생회와 원학생회, 그리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대의원으로 참석하게 되는 각 과의 학회장들로 구성된다. 각 과의 학년마다 과대표가 존재하긴 하나, 학회장은 학과내 자치를 직접적으로 도맡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회장은 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 대의원으로 참석하고, 개강 및 종강 총회와 같은 학과내 행사의 개최, 총무, 진행 등 제반 업무를 담당한다. 장학금 역시 매 학기마다 40만원이 지급되는 정식 자치 활동으로 인정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과마다 학회장 선출 방식은 제각기 다르며, 학생회칙 역시 이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분명 과 자치 전반을 도맡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자 출마와 정식 선거, 학생과의 승인을 거쳐 선출되는 학생회 임원 선출 방식과는 상이하다.

 

학회장 선출은 주로 2,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데 대부분 지원자에게 우선권이 돌아간다. 정식 총회 자리에서 선거의 방식으로 학회장을 선출하는 과도 있지만, 대체로 학회장직에 자원하는 사람이 부족해 정식 선거를 치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럴 경우, 2학년 과대표나 전년도의 부학회장이 다음 해 자연스럽게 3학년 학회장으로 이어진다. 또는 전년도 학회장이 차기 학회장을 지명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추천제나 제비 뽑기, 가위바위보와 같은 무작위 선발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학회장이 선출되고 있다. 이처럼 과마다 학회장 선출 방식이 다양한 까닭은 학칙에 학회장 선출에 관한 항목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회칙」[이하 ‘「학생회칙」’]의 제 3장(전체학생대표자회의) 제 16조(구성)에 따르면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총학생회장, 원학생회장, 각 학과 대표자”로 이뤄지며 “음악원 기악과, 무용원 실기과, 무용원 무용이론과, 연극원 연극학과, 연극원 극작과”의 경우 “특성을 인정하여 전공별로 대의원 자격을 부여”받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구성원들은 △학생회칙 개정발의 및 심의권과 의결권 △학생회의 모든 조직, 부서의 예산 및 결산 심의와 승인권 △학생회비 심의 확정권 △사업계획과 결과에 관한 심의와 승인권 △총회소집권 △학생회장 및 부학생회장 탄핵소추권 △집행부임원의 해임 결의권 △학생회장 및 각 부서, 단체장의 출석 요구권 △학생회 산하조직의 제반 업무에 관한 감사 및 시정 명령권 등 중요한 결정의 의결권을 갖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그럼에도 학회장이라는 자리 자체가 모호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 진행, 곧바로 학교 전체의 자치와도 직결된다.

 

학회장은 단순히 학과내 자치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과의 대표자로 전학대회에 참석해 대의원의 직위를 받는다. 그러므로 학회장 선출 방식의 문제를 단순히 제도적 문제의 차원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선출 방식의 다양성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더 있다. 학회장 자리가 작년부터 장학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선출 방식의 공정성은 더 큰 의무가 되었다.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되어야 할 학회장의 모호한 선출 방식은 줄곧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최근 음악원에서는 원학생회장이 각 과 학회장들을 직접 선출하겠다고 주장했지만 학회장을 원하는 학생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반면 학회장 지원자가 없는 경우 무작위 선출이나 전대 학회장의 지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진행할 경우 원치 않는 사람이 학회장으로 선발되거나, 선발된 학회장의 일처리로 인해 학과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어 현재 이에 관해 뚜렷한 대안책이 없는 상황이다.

 

학생과 측에서는 학회장 선출 방식에 대해 “[학생과에서는] 학생회 선출 과정만 관리”한다며 “학회장은 자율적으로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과에서는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학회장은 그 과를 대표하는 1인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민원 및 학업 진행에 자원봉사를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호응을 받아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작위 선발이나 지목 등으로 학회장을 선출했을 경우의 관건 역시 구성원들의 호응이다.

 

학회장, 학년대표는 그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선출 방식이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 왔다.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타 대학도 우리 학교와 비슷한 실정이다. 마찬가지로 지원자가 부족해 무작위 선발, 지목의 방법을 차용하는 학과가 다수라는 것이다. 물론 정상적인 선거 절차를 거쳐 학회장을 선출하는 학과도 있다. 그러나 무조건 선거 절차를 통해 선출하는 것만이 옳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투표 이외의 다양한 선출 방법들은 지원자가 없을 경우, 과 대표를 공석으로 둘 수 없기에 선택하는 대안책일 뿐이다. 황예정 총학생회장은 학회장 선출 방식의 모호함에 대해 “현재 총학생회가 여러 부분에서 학칙 개정을 계획하고 있”기에 “학회장 선출에 대한 내용 또한 좀더 명확하게 명시되도록 개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학회장들은 각 과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그러므로 각 과의 구성원들에게는 학회장 선출 방법에 있어, 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

 

백석 기자

novelp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