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총학생회 선거 잇달아 무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11월 각 대학에서 내년 총학생회를 꾸리기 위한 선거가 한창 진행되었다. 그러나 정작 총학이 출범한 학교는 얼마 되지 않아 보인다. 많은 대학의 학생회가 무산된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무관심

근래 총학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저조해진 탓이라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입후보자가 아예 없어서 선거를 못 치르는 경우도 있고, 입후보자가 있어도 개표 정족수인 투표율 50%를 넘지 못해서 선거가 무산되는 경우도 많았다. 가톨릭대학교는 투표율 미달로 학생회가 출범하지 못했다. 작년에도 가톨릭대는 총학 선거와 잇따른 재선거에서도 투표율 미달로 선거가 무산돼 비상대책위원회로 한 해를 보냈다. 이외에도 성공회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서울), 나사렛대학교는 입후보자가 없어 총학선거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국외대(서울)는 현재 3년 연속 입후보자가 없어 총학 선거가 여러번 무산돼 매년 수차례의 재선거를 통해 총학이 구성돼왔다. 현재 나사렛대는 입후보할 예정이었던 선거 후보자들의 자격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다른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 후보자가 등장하지 않아 2년 연속 가을 선거가 무산됐다.

 

부정 선거

각 대학에서 벌어지는 부정 선거의 양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와 입후보자 간의 유착, 대리투표 혹은 중복투표 등으로 가지각색이다. 충남대학교는 중앙선관위가 선거기간 도중 대의원 사무실을 당선된 후보 측에 선거캠프로 제공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선거관리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부정 선거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진상 조사에서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학생들은 학내 집회와 행진을 통해 이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목원대학교는 선거캠프 인사로 추정되는 한 인물이 대리투표와 중복투표를 종용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몇몇 학생들에게 보낸 증거가 포착되었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중앙선관위에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에 일부 학생은 후보 측과 중앙선관위 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원대학교에서도 대리투표의 증거가 드러나면서 중앙선관위는 사과문 및 향후 진행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대리 투표 등 부정행위에 대한 진상조사를 병행하면서 한편으로는 재선거를 실시했다.

 

선거 세칙 위반, 학교 개입 의혹도

선거 시행 세칙이 무리하게 적용돼 후보들이 선거운동 도중 자격을 박탈당하고, 심지어 당선된 후에도 자격이 박탈되어 선거가 무산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대학교 총학선거에서 ‘함께바꿈’ 선본은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경고 누적으로 자격박탈을 통보받았다. 향응을 제공했다는 혐의와 비표를 붙이지 않은 선거운동, 그리고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해당 선본 측은 이를 두고 과도한 조치라며, “기존 총학생회 라인이 아니고 학교 본부와 현 총학생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로 구성된 선본에 대한 편파적인 조치”라고 반발했다. 한신대학교는 엉성한 선거 규정과 이를 무리하게 적용해 학생들의 자치 활동을 침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선거운용과 관련해 세부적인 규정이 미흡한 상황에서 이것을 보완해야 할 선관위의 결정이 너무 늦게 내려와 혼란을 초래했으며, 이를 조절하기 위한 선관위와 선본의 소통도 양측이 모두 자의적이었다는 것이 그 요지다. 성신여자대학교 총학은 개표만 남은 상황에서 중앙선관위 위원장이 한 후보를 두고 ‘학생단체의 장 및 임원은 전체 학기 평점이 2.3 이상이어야 한다’는 학칙에 근거해 학생회장 자격이 없다며 학교에 투표 지원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선거가 전면 중단됐다.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