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페미니스트를 위한 공론장이 있나요?

지난 여름부터 페미니즘이라는 화두에 대한 의견 표출이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글을 남기고 공유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다양한 의견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 역시 최근 페이스북의 ‘한국예술종합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서 여성혐오를 둘러싼 논쟁이 시작되었다.

과거에도 대나무숲에 페미니즘 관련 글이 가끔 게시되었으나 활발한 토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연극원 여학생들을 “학교의 꽃”으로 지칭하는 내용의 글이 게시되면서부터 여성혐오 관련 사안에 불이 붙었다. 그리고 얼마 뒤 극작과 졸업 공연 <Q>의 내용이 여성 비하적인 시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비판이 게시되면서 여성혐오 논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Q>를 관람한 뒤 불쾌감을 느낀 학우들은 극중에 “극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장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사용되었으며, 극을 올리기 전 각본을 심사했을 교수와 작업을 같이 했을 연출과 스탭들이 왜 이것을 문제시 하지 않고 수정하지 않은 채 극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피드백을 누리와 대나무숲에 남겼다. 이에 관해 예술에서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그것이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드러내는 데에도 허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쟁점도 대두되었다.

대나무숲 이전에 운영되었던 커뮤니티인 크누아넷에서도 페미니즘 이야기가 간간이 올라온 적은 있지만, 이 정도로 페미니즘이 학내의 장기적인 이슈메이킹을 주도하는 경우는 근 몇 년을 통틀어 이례적이다.

학내 연극이나 영화에서 여성혐오적인 표현이 등장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전까지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수면 아래에서 진행된 것에 비해, 이번 사건은 교수와 학생, 교직원이 모두 볼 수 있는 커뮤니티 누리에서 논쟁이 점화되었다는 의의를 갖는다. 때마침 연극원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된 공연수다판 역시 이러한 논쟁에 불길을 지피는 것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학내에 부재한 비평 문화에 대한 자성에서 시작했던 움직임이, 학내 작품에 뿌리깊이 박힌 젠더 통념을 지적하는 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연극원의 몇몇 사람들에 의해 제기된 페미니즘 논쟁은 현재 대나무숲 페이지 게시글 지분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학내에 커다란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작품 내 젠더불평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에 대해 학생들은 지지를 보내는 편이다. 김상옥(연극원 연극학과 15) 씨는 지지를 보태 “많은 작품들이 여성캐릭터를 재현하거나 소비하면서 혐오를 드러낸다”며 “그것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해서 유난하다고만 여길 수 없고 진짜 유난인 것은 범람하는 젠더폭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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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논란이 가중되는 중에도 <Q>의 각본가나 연출가 등 해당 제작진은 이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이나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학교 대나무숲에서 벌어지는 페미니즘 논쟁의 주제는 게시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이 나뉜다. 첫째는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태도에 대한 논쟁이다. 이런 논쟁은 주로 ‘페미니스트의 태도’를 문제삼는 사람들로 인해 촉발된다. 실제로 대나무숲에서 익명의 누군가에 의해 발화된 ‘급성 페미니즘’이나 ‘페미나치’와 같은 표현은 페미니즘에 대한 일반의 오해가 처참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잘 드러낸다. 이에 대해 김상옥 씨는 “여성혐오는 최근 출현한 신종 인플루엔자가 아니라 역사 이래 만연해온 고질병”이라며 “그 반향인 페미니즘 또한 ‘급성’일 수 없으며 ‘급성’이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연극원 학생은 “페미니스트는 나치처럼 사람들을 학살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페미니즘은 강자에 의한 헤게모니를 비판하는 이론”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자주 보이는 논쟁의 주제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 관한 것이다. 메갈리아는 2015년 여름 만들어진 ‘여성혐오를 혐오하는’ 페미니즘 커뮤니티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시작하여 그간 인터넷 세계에서 남자들이 여자들을 혐오해온 방식을 ‘미러링(mirroring)’하며 알려진 메갈리아는 단시간에 여성 회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인기 커뮤니티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메갈리아가 추구하는 ‘미러링’의 경우 그것의 취지와 여파에 대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갈리아는 기성 남성들이 여성을 ‘된장녀’나 ‘김치년’으로 불러온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 일부러 극단적인 어휘를 쓰며 혐오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이러한 방식이 누군가에겐 통쾌함을 안겨주는 반면 누군가에겐 거부감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메갈리아는 단지 페미니즘 운동의 한 방식이며, 모든 페미니스트가 메갈리안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대나무숲에 올라오는 많은 글은 “메갈리아가 무엇이냐”, “페미니즘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메갈리아는 너무 과격하다”와 같은 수준을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현재 대나무숲에서 페미니즘 관련 댓글을 다는 분들이 다 메갈리아 회원도 아닌데 왜 메갈리아 이야기만 꺼내는지 모르겠다”며 항변했다. 자신이 메갈리아 회원이라고 밝힌 또 다른 학생의 경우 “수천 년 간 여성에게 행해졌던 혐오에는 침묵했으면서 겨우 1년도 되지 않은 여성들의 저항을 보며 극단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자주 보이는 주제는 연기과 여학생을 꽃에 비유한 글에서 비롯됐다. 이 논쟁은 10월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나무숲에 “연기과 여학생들이 예쁘고 인사도 잘한다”며 “학교의 꽃”이라고 언급한 글이 올라오자, “연기과 여자 학생들은 꽃이 아니라 인간입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던 것이다. 외모가 우수한 사람들을 집단 내부의 꽃으로 대상화 하면서 굳이 ‘여학생들’을 특정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 댓글이 적힌 이후 대나무숲에는 간헐적으로 연기과 여자 학생들, 그리고 넓게는 여자 배우들이 ‘꽃’으로 비유되는 것에 대한 분노의 글과 “꽃이면 안 되나요”라는 반박의 글이 동시에 올라왔다.

얼마 전 배우 류승룡이 수지에게 ‘촬영장에서 여배우의 덕목은 애교’라고 말하고 난 뒤 많은 곳에서 질타를 받았는데, 우리 학교 대나무숲에서 시작된 ‘연기과 여자는 꽃이 아니다’ 논쟁은 류승룡과 수지의 기사가 나온 다음 뒤늦게 캡쳐가 되어 수많은 커뮤니티에 퍼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11월 20일 페이스북의 페미니즘 커뮤니티인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에서는 한예종 대나무숲에 올라온 “여자 배우는 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공유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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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 대립은 많은 논의점을 남겼다. 아름다운 여성은 집단사회의 꽃인가? 그렇다면 꽃의 역할에서 탈락하는 여성은 집단 내에서 동등한 위치의 여성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젊음과 아름다움이 갖는 권력은 누구에게 임대받은 것인가? 아무리 공정하고 냉철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무의식적 발화에 이 사회가 학습시킨 편견과 혐오가 존재할 수 있음을 완전히 부정할 수 있을까? 예술에게 주어지는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 허용되며 그것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편견과 혐오일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가 되는 것일까?

이렇듯 여러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대나무숲 관리자가 익명으로 수집된 글들을 어떤 윤리적 필터링 없이 게시했기 때문이었다. <Q>에 관한 의견이 올라온 당일, 관리자는 “대나무숲의 관리자는 왜 여성혐오와 관련된 의견을 필터링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내용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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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는 여성 인권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이며, “학우들이 익명으로 보내준 페미니즘을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혹은 방관하는 모든 의견을 페이지에 여과없이 게시한다면 관리자인 자신 또한 능동적 방관자가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고민과 함께 “지양되어야 할 개념을 걸러내어 게시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미니즘이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잡지 않은 이 때에 모든 시점의 글을 게시해 여러 의견이 오가면서 더 나은 의견을 제시 받고, 함께 생각을 진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 대나무숲의 옳은 역할일 것”이라는 판단으로 기존에 수집된 여성혐오 관련 글들을 모두 게시함을 알렸다.

기존에 대나무숲은 익명으로 자유롭게 글을 제출할 수 있는 제보 페이지를 만들어 기록하고, 관리자가 추후 그 글들을 수집한 뒤 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논쟁에서는 관리자의 권한으로 여성혐오 관련 글들이 시간 간격 없이 수집된 순서대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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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이와 같은 페이지 운영 방침을 내세우면서 대나무숲은 본격적인 토론장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여성의 인권이 억압되고 있는 현실을 체감하고 있는 입장과 그렇지 않은 입장이 대립하며, 페미니즘과 여성혐오에 관한 글들이 더 빠르고 다양하게 게시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대나무숲의 언어들이 온라인 밖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지난 주 누군가가 연극원과 영상원 벽 여기저기에 A4 용지 수백 장을 도배한 것이다. 벽에 붙여진 종이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지난 한 달 간 벌어졌던 페미니즘 논쟁의 흔적들이었다. 이는 익명의 학생에 의해 일어나는 일종의 퍼포먼스에 가까워 보였다. 그 종이들은 대자보의 형태로 자신의 생각을 담은 형태가 아니라, 대나무숲에서 실제로 업로드되었던 페미니즘 관련 댓글들을 그대로 타이핑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게시자의 뚜렷한 주관 하에서 선별되어 붙여진 것으로 보였다. 도배된 댓글들이 대나무숲의 모든 댓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시자는 특정한 조건 하에서 댓글을 선별하여 퍼포먼스를 벌인 것으로 추측되었다. 게시자가 골라온 댓글은 야생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 강했다. 예를 들면 “급성페미니즘은 페미나치라고도 불린다”처럼 페미니즘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문장이라든가 “급성이 아니라 급진주의겠죠.  한예종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라며 그러한 댓글에 대해 역공을 가하는 문장들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은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격해진 순간에 올라온 댓글들이었다.

이 퍼포먼스는 많은 학생의 반감을 샀다. 11월 13일 한국예술종합학교 대나무숲에 “대숲 내에서 하는 이야기는 여기서 끝냅시다”라며 “의견은 공론장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낼 것”을 주장하는 글이 게시되었다. 11월 15일자로 올라온 2861번 글의 작성자 역시 “온갖 A4용지로 도배하신 분 하루 빨리 정리하시길”이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 퍼포먼스를 지지하는 학생도 많다. 자신을 ‘페미요정’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11월 17일 오후 10시자로 업로드된 게시물에서 “이번에 교내에 붙은 프린트물이 좋았다”며 “대숲에서만 시끄럽고 끝날수도 있었는데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보여준 것 같다, 공론화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윤주 (연극원 무대미술과 13) 씨는 “오프라인 상에서 페이스북처럼 담벼락에 글을 게시하는 것 같은 형식이 재밌었다”며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하는 익명 게시가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다”라고 말했다. 김연주(연극원 연출과 13) 씨는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사람은 불편해야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이러한 전단지들에 대한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는데 여기저기 붙은 종이들이 거슬려서 떼버렸다”라고 고백했다. 전단지를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대립이 한창 진행 중인 것이다.

거듭되는 논쟁 속에서 삶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다. 11월 19일 업로드된 3070번 글의 작성자는 과거의 성추행 경험에 대해 고백하며 “여전히 트라우마가 있지만 여러모로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11월 17일 업로드된 2966번 글의 작성자는 자신이 남자고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른다며 “페미니즘 책 좀 추천해달라”고 말했다. 11월 16일 업로드된 2930번 글의 작성자는 자신이 과거에는 소위 말하던 ‘개념녀’였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김치녀가 되지 않기 위해 명품을 살 만한 돈이 충분한데도 취향도 아닌 에코백을 들고다녔다”는 것이다. 하지만 작성자는 대나무숲에 올라온 여러 글을 읽으며 “개념녀가 되지 않아도 되는, 남자들이 나를 대상화하고 평가하지 않는 삶이 살고 싶어졌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실제의 삶에서 변화를 겪는 학생들의 증언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면서, 대나무숲에 대한 학내의 관심 역시 고무적이다. 문재호(연극원 연출과 07) 씨는 “학교의 문제에 대해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전에 비해 그것을 털어놓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음성적으로나마 그것을 공론화시킬 수 있는 공간이 생긴 듯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혜린(연극원 연출과 13) 씨는 “대나무숲이 불편한 것을 말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대나무숲에 젠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페이스북 계정까지 만들었다”며 “레즈비언으로서 늘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는데 이제는 나도 벽장 안에 있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대나무숲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재호 씨는 “이전부터 ‘일간베스트’의 혐오 정서는 특이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이미 만연한 혐오 발언들이라 생각했는데 대나무숲 때문에 그 생각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페미나치, 김치년 등 혐오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특정인을 저격하여 인신공격이나 성희롱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18일 대나무숲 운영자는 일부 학생들에 대해 성적 수치심을 포함하는 인신공격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며 실명이 언급된 글을 필터링 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이에 대해 최윤주 씨는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다들 쉽게 감정이 과잉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익명 커뮤니티의 한계를 지적했다. 현재의 대나무숲이 페이스북 포맷이다보니 학교 바깥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이 유입되는 현상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김형도(미술원 디자인과 12) 씨는 “과거 학교 커뮤니티였던 크누아넷의 경우 익명게시판이 있어도 작성자가 모두 학교 학생이어서 소모적인 언쟁을 줄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대나무숲보다는 우리에게 본래 주어진 공론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문소윤(연극원 무대미술과 14) 씨는 익명 공론장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진다며 “차라리 학생회에서 큰 토론의 장을 만들어서 지금 대두되는 이야기들에 대해 서로 공유하는 자리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학생들마다 학내의 공론장에 대한 의견은 다르다. 그러나 학생들이 젠더 문제를 비롯한 여러 첨예한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곳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곳이 크누아넷이든 대나무숲이든 학생회든 말이다. 대나무숲이 최선의 공론장은 아닐지라도, 중요한 것은 그곳에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로를 향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우리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전나무·하리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