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멈춰 서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사회는 무엇을 해 주는가
길을 가다 멈춰 서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사회는 무엇을 해 주는가
‘절규’와 대학 교육에 대한 지원   ‘에드바르 뭉크’는 고통을 표현한 ‘절규’1)를 그렸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그려진 강렬한 그림이기에 괴로운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한다. 그러나 정신없이 빠른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지금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그림 절규는 중요하지 않은 것 중 하나일 뿐이다.   뭉크는 절규하는 사람의 왼편에 행인들을 그렸다. 그들은 절규하는 사람과 아무런 교류도, 동요도 없이 지나쳐 간다. 이와 [...]
[이주의 도서관 자료] 이혁진 ‘누운 배’를 읽고 : 중이 떠나도 절은 그 자리에
[이주의 도서관 자료] 이혁진 ‘누운 배’를 읽고
중이 떠나도 절은 그 자리에
회사가 기세를 회복할수록 부패와 모략도 활개 하는 아이러니   <누운 배>의 화자인 ‘나’는 중국에 있는 조선소에 다닌다. 이 소설은 그 조선소의 진수1)를 마친 배가 바다 한복판에서 기울면서 시작한다. 배는 자동차와 트럭 6700대를 실을 만큼 거대했다. ‘나’는 배가 누우면서 발생한 경제적 손실로 회사가 파산할 것을 걱정했다. 회사가 파산하면 서른에 가까운 나이에 실업자 신세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
철학자 스탠리 카벨 부고
철학자 스탠리 카벨 부고
시계視界의 시계市界에서 시계時計 맞추기   지난 6월 19일 철학자 스탠리 카벨(Stanley Louis Cavell, 1926~2018)이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카벨은 1963년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존 랭쇼 오스틴, 하이데거의 사상을 기반으로 윤리학, 미학, 그리고 일상 언어 철학의 장에서 주로 활동했으나, 특정 학파에 속한 학자는 아니었다. NYR Daily1)는 카벨에 대해 “그는 철학자이기 전에 재즈 뮤지션이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
잠의 무게의 가벼움
잠의 무게의 가벼움
수면이 충분한 인체의 가벼움과 수면이 부족한 삶의 질의 가벼움을 질문하고 공유하는, 수면예술가 잠의 잠식, 우리에게 잠이라는 수면의 무게는 각자에게 기체, 액체, 고체 또는 어느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가? 수면은 보편적이어서 편하고 쉬운 정서로 다가온다. 그래서 설명이 많이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나를 비롯해 사람들은 수면에 대해 생각보다 제대로 알지 못한다. 지난 2년이란 시간 동안 수면 [...]
불안과 망상 그리고 범죄 사이에서
몰카범죄에 대한 단상
2018년 5월 19일 서울 혜화역에서는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가 열렸다. 이 시위는 홍대 누드크로키 모델 몰래카메라(몰카) 사건의 피의자 검거 및 구속을 계기로, 몰카범죄 수사 및 처벌에 있어 피해자가 여성일 때와 남성일 때 그리고 가해자가 남성일 때와 여성일 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항의하고 몰카범죄를 제대로 수사하고 처벌할 것을 요구하였다.   경찰은 이 시위에 애초 [...]
{시간이 없다}, 무너진 신화로 표백된 고유의 시간
한 남자의 시간은 ‘순교자’가 된 자신의 동상에 박제되었다. 2018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시간이 없다>(So Little Time, 라비 무르에 연출)는 가상 인물 ‘디브 알 아스마르’의 시간을 좇는다. 앞서 선보인 렉처 퍼포먼스들과 비교했을 때, 보다 픽션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작품이다. 공연이 시작되자 조명은 프로시니엄 극장처럼 무대만을 밝힌다. 중앙에 놓인 테이블 왼편은 직사각형으로 뚫린 채 수조가 그 아래를 받치고 있으며, [...]
완성과 미완성 – 위대한 예술가
깊이를 추구하는 예술은 위대함과 범용함을 판단하는 감각의 정밀한 작용을 필요로 한다. 이 감각에 오류가 생길 경우 그 예술은 인간 혐오적인 탐미주의의 색채를 띠거나, 껍데기뿐인 세련미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위대한 인간이란 무엇일까? 한 인간이 인생의 어느 중요한 순간에 우연히 영혼의 위대한 면모를 드러내는 경우는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인간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도, 흘러가는 [...]
<젊은 예술가의 생존 방식>
베네팩토리 / 율리안 헤첼
지난 4월 14-15일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프로젝트로 독일의 예술가 겸 사업가인 율리안 헤첼이 <베네팩토리>를 선보였다. 헤첼은 ‘현존’부터 시작해서 ‘선물’, ‘죄책감’, ‘시장’과 ‘자본’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시하며 한 시간 동안 빈틈없이 자신의 예술과 사업에 대해 말하면서 렉처 퍼포먼스라는 장르를 통해 신자유주의 시대 속 예술가의 생존 방식을 보여주었다.   헤첼이 무대에 등장한 뒤 처음으로 꺼낸 주제는 흥미롭게도 현존(presence)이었다. 그는 [...]
안개의 아이들은 비밀스럽고 안타까운 노래를 부른다
게임 디자이너 우에다 후미토의 세계   게임 디자이너 우에다 후미토는 이상한 방식으로 게임업계에 들어섰다. 물론 가정주부로 지내다가 가내수공업식으로 어드벤처를 만들기 시작한 시에라 엔터테인먼트의 로베르타 윌리엄즈 정도는 아니겠지만, 학부 시절 그의 전공은 미술이었다. 어느 날 흥미를 느낀 컴퓨터 그래픽스와 CG 렌더링이 그를 게임업계로 인도했다. 워프에서 CG 아티스트로 일하다가 독립해 내놓은 데뷔작 <이코>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3인칭 [...]
<굿타임>
탈출이 불가능한 도시, 뉴욕
*스포일러 있음   사프디 형제가 <굿타임>을 통해 묘사하는 뉴욕은 다른 어떤 영화 속 뉴욕보다 비좁다. 마틴 스콜세지의 걸작 <특근>의 광기어린 맨해튼에 비견될 만한 <굿타임>의 퀸즈는 맹렬한 기세로 인물을 밀폐된 공간 속에 몰아넣는다. 형 코니(로버트 패틴슨)와 동생 닉(베니 사프디)의 절박한 뜀박질은 도주 행위인 동시에, 질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두 형제에게 뉴욕은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