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행의 단상(2) 완전한 대화
스몰토크란 멋쩍은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하는 간단한 대화를 가리킨다. 정보 전달보다는 분위기를 바꾸는 게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대개는 서로가 신경쓰거나 책임질 필요 없는 내용을 이야기 주제로 한다. 친해지면 좋고 아니면 말고. 그렇지만 친해지기 또한 업무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대화는 ‘지금 여기’ 이외의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게 만들곤 한다. 결과적으로 친밀해지기 위해 하는 스몰토크가 더러는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강박과 [...]
[기고] 여행의 단상(1) 지나간 시간을 이야기하기
우리는 시간을 차별 대우한다. 당시에는 똑같이 흘러가는 숫자일 따름이지만, 어떤 시간은 기억되지도 못한 채 몇 분 몇 초에 그치고, 어떤 시간은 두고두고 기억하여 끊임없이 지속된다. 소중한 시간과 경험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을 되뇌는 우리의 이야기가 그때를 소중하게 만드는 셈이다. 그로써 시간은 길이와 속도와선명도가 조정될 수 있다. 어쩌면 모든 경험은 그렇게 이야기되기를, 그래서 순간이 아니라 [...]
나는 지난 1년간 무엇을 배웠나
연극원 공통필수 이대로 좋은가   지난 3월로 연극원은 개원 23주년을 맞이했고 나는 올해 만으로 스무 살이 되었다. 지난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 주목해볼 만한 것 중 하나로 교양과 공통필수 과목의 문제를 꺼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공통필수 과목이란 우리학교의 6개원이 각자 지정한 각 원의 필수 이수 과목이다. 일반 종합대학에 대입하여 생각해 본다면 각 [...]
섭식장애는 혐오를 먹고 자란다
  섭식장애 환자들은 음식에 기이할 정도로 집착하면서도 동시에 음식을 무서워한다. 나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강박증이 무척 심각했던 기간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식비를 엄청나게 썼다. 최고기록은 하루에 21만원이었다. 온갖 음식을 사서 바닥에 늘어놓고 한 입씩 전부 맛을 봤다. 그리고 쓰레기봉투에 뱉었다. 육류와 밥류는 내가 음식을 뱉은 봉투에 그대로 쑤셔넣고, 케이크와 면요리는 변기에 쏟았다. 과자는 잘게 부숴서 버렸다. 그리고 [...]
퀴어문화축제 슬로건 이슈에 부쳐
  1969년 6월 28일 이른 아침, 경찰은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게이 커뮤니티가 모였던 그리니치의 동네 주점인 스톤월(Stonewall)을 급습했다. 1960년대 미국 사회에서 동성애는 ‘부적절한 성행위’라는 죄목 하에 처벌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톤월 항쟁은 반복되는 급습에 지친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폭력에 대항하면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듬해 3월에 첫 게이 프라이드 행진이 시작됐다. 1973년, 미국임상심리협회는 DSM-2의 질병 분류에서 동성애(homosexuality)를 삭제했고, 프라이드 [...]
커버스토리
커버스토리
    말라위에서 온 ‘바니’ 림바니 문탈리(Limbani Muntahli)는 이제 한국에 온 지 3년 반 정도 됐다. 바니는 트럼펫 소리가 좋아서 말라위 카롱가 음악 센터에서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했다. 소리도 마음에 들고, 버튼도 세 개밖에 없어서 배우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트럼펫은 막상 배워보니 어려웠다. 바니는 지금 음악원이 있는 서초동과 기숙사가 있는 석관동을 오가며 매일 같이 레슨을 받고 [...]
누구를 위한 미디어콘텐츠센터인가
    ‘누구를 위한 미디어콘텐츠센터인가?’라고 묻기 전에, 먼저 ‘누구를 위한 학교인가?’라는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학교 구성원은 학생과 교직원 그리고 교내 각 분야의 노동자들을 포함하지만, 일차적으로 학교는 학생을 위한 곳이다. 그러므로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학생들, 특히 영상원 학생들과 밀접한 교내 부설기관인 미디어콘텐츠센터(이하 ‘미콘’)는 현재 [...]
내 생의 가장 불행했던 한 학기
  “사람들이 여행을 못 가는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열정이 부족해서 그래. 열정이 있으면 뭔들 못해? 안 그래?” 아. 탄식이 흘렀다. 이제는 더 이상 수정할 수도 없이 딱 맞게 시간표를 짠 내가 야속했다. 대학 생활 내내 석관동에서 수업을 받은 내가 ‘서초동 캠퍼스 수업 한 번은 들어보고 졸업해야겠다.’고 괜한 의미를 둔 것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열정’과 ‘노오력’이 [...]
예술가로 살아남기?
모호한 메시지보다는 학교의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   취업은 우리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조급한 마음을 가져다 주는 문제다. 학교의 입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학교에선 재학생들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취업 진로 상담을 운영했다. 일반 종합대학교나 전문대학교와는 다르게 대개 이미 예술을 업으로 두고 있는 이들이 수학하고 있는 교육 기관으로서 사실 [...]
커버스토리_한나, 지현, 예신
커버스토리_한나, 지현, 예신
      이번 학기 우리 신문의 표지는 인물사진으로 연재될 예정이다. 학내 구성원 중 누구든 표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 기획의 첫 번째 모델로 영상원 방송영상과 16학번 신입생 세 명을 만났다. 이번호 1면 표지 모델이 되어줄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너무 좋다, 우리가 이런 걸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면서 순순히 응해준 밝은 친구들이었다. 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