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에이지(Iceage) 내한
아이스에이지(Iceage) 내한
애호를 옹호하며 올해 2회차를 맞은 ‘피스트레인’은 철원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로, 내게는 다른 무엇보다 덴마크의 펑크 밴드 ‘아이스에이지(Iceage)’ 방한을 성사시킨 행사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존 케일(John Cale)도 왔지만, 보지 못했다. 아이스에이지 공연 중 펜스를 붙잡은 채 머리를 흔들고 있었는데 몇 번 더 흔들면 실신할 것 같아 허둥지둥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상관없다. 아이스에이지가 1집 수록곡까지 공연할 때 나 [...]
지나친 매끄러움: 영화 <기생충>
지나친 매끄러움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9년 만에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받게 된 최고상이다. <기생충>을 관람하기 전, 나는 이 영화를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모두가 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생충>을 관람한 후, 난 [...]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상임 지휘자 선정
정명훈 음악감독 해임 그 이후, 서울시향의 새로운 출발 교향악단 내 지휘자의 역할은? 한 악단의 수준은 지휘자의 역량과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악단 내 지휘자의 지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악단에서 지휘자의 역할은 곡을 재창조해내서 자신의 곡으로 연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해석에 맞게 오케스트라의 박자와 음향을 조절하는 일이 바로 지휘자의 역할이다. 똑같은 악보를 보더라도 지휘자마다 해석의 [...]
Take Me For a Little While : <아사코>(2018)
Take Me For a Little While
<아사코>(2018)
격렬하게(激しく) 살고 죽기 철학자 장 뤽 낭시의 책 『나를 만지지 마라』는 예수 부활 첫날을 언급하며 시작한다. 막달라 마리아가 정원지기에게 예수의 몸을 어디다 두었는지 묻자, 정원지기는 “마리아야”라고 말한다. 마리아는 그가 예수임을 알아보고 몸을 잡으려 한다. 이에 예수는 “나를 만지지 마라”고 명한다.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이 장면을 뒤집었을 때 보이는 것이 지난 3월에 개봉한 영화 <아사코>다. 다만 <아사코>와 [...]
트랩Trap의 여자
“진짜” 리얼리티와 래퍼 사츠키($ATSUKI) 공공영역으로 기능하던 ‘유튜브(Youtube)’는 각종 기업의 홍보 창구와 변형된 ‘아프리카 TV’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사회의 징후가 아닌 문화의 징조와 마주하기 위해서는 다른 창구를 모색해야한다. 요컨대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 접속하면 국내 힙합(이하: 국힙)이라는 장르의 내파(內波)를 만끽할 수 있다. 2000년 1월 4일에 태어난 래퍼 사츠키($ATSUKI)가 소리치는 개소리(bullshit)에 주목해보자. 사츠키의 개소리는 폭력적이다. 그런데 힙합의 장르 규범에서 ‘리얼(Real)’하다고 [...]
허수虛數의 여자
허수虛數의 여자
Fate 시리즈와 마토 사쿠라: ‘사걸레’의 역사를 되짚으며 지난 3월 21일 개봉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 븐즈필 제2장 로스트 버터플라이>(이하 <헤븐즈 필 제2장>)은 2004년 발매된 일본 비주얼 노벨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에는 3명의 메인 히로인과 그에 따른 3가지 루트(분기)가 있다. Fate 루트, Unlimited Blade Works 루트, 그리고 Heaven’s Feel 루트(이하 HF 루트)이다. HF 루트는 2017년작 [...]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 재건은 어떻게?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 재건은 어떻게?
지난해 발생한 브라질 국립 박물관 화재와 확연히 달라 서구 중심의 미술사 인식은 서구 중심의 문화재 보존과 이어져 현지 시간으로 지난 4월 15일 오후 6시 50분쯤 (우리 시간 4월 16일 새벽 1시 50분쯤) 프랑스 파리 센강에 위치한 노트르담 드 파리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파리 소방 당국은 첨탑 [...]
2교시
인공지능으로 그림그리기
새로운 회화 도구의 개발, 고전적 예술의 문턱 낮아질까? 딥러닝 기반 이미지 생산, 익숙한 개념이지만 일상에 스며있지 않아… 지난 3월 18일, 인공지능을 이용한 비주얼 컴퓨팅을 연구하는 기업 NVIDIA(엔비디아)에서 ‘Gaugan(고갱)’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Gaugan’은 간단한 붓질을 사진에 버금가는 재현적 회화로 변환해주는, 딥러닝 기반 이미지 생산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폭포를 그리고자 한다면, ‘Fall(폭포)’이라는 버튼을 누르고 화면에 거친 한 [...]
3월의 부고를 전하며
3월의 부고를 전하며
저항하는 파라다이스 좋은 애도문은 찾기 힘들다. 『중앙일보』에 실린「사진작가 에드워드 김의 마지막을 지키는 사진전」(2019.03.14)은 지난 3월의 부고문 가운데 거의 유일한 예외인데, 장례식장에 열린 사진전을 묘사하여 애도의 현장이 담보된 경우였기 때문이다. 애도의 현장은 어째서 중요한가? 편지와 부고 페미니즘 미술사에 익숙하다면 故 캐롤리 슈니먼(Carolee Schneemann, 1939.10.12~ 2019.03.06)과 그의 퍼포먼스 <내밀한 두루마 리(Interior Scroll)>(1975)를 기억할 것이다. 슈니먼은 자신의 책 [...]
이강숙 문희자 부부 작품기증展
이강숙 문희자 부부 작품기증展
강의실이 부족하여 화장실에서 수업을 받은 적 있는가? 초대 총장 이강숙 씨가 기억하기로 우리학교는 “그야말로 백지상태, 무(無)에서 시작”했다. 2002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강숙 씨는 처음에는 신설 학교의 운영을 맡지 않으려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곤혹스런 얘기들이 들려오더군요. ‘평소 그런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떠들어 대더니 기회가 찾아오니까 뿌리치는 것은 또 뭐냐’고 말이지요. 결국 ‘그래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맡게 됐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