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아름다운 악몽: 미드소마(2019)
나의 가장 아름다운 악몽
미드소마(2019)
“온 지구가 하나의 영혼보다 더 큰 고난에 처할 수는 없다. (…) 한 인간이 느끼는 고난보다 더 큰 고난은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만일 한 인간이 버림받음을 느낀다면, 그것은 최고의 고난이기 때문이다.” (주1) 아리 에스터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미드소마>가 지난 7월 11일 개봉한 후, 오는 10월 감독판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미드소마>는 가족을 잃고 트라우마에 [...]
요절하기엔 너무 늙음(2019)
요절하기엔 너무 늙음(2019)
13시간짜리 영화를 위한 드라마, 2분짜리 클립을 위한 드라마 <드라이브>(2011)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은 덴마크 출신 영화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은, <온리 갓 포기브스>(2013)와 <네온 데몬>(2016)을 거하게 말아먹었다. <투 올드 투 다이 영>(2019)은 그의 새로운 10부작 드라마로,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볼 수 있다. 레픈은 다음처럼 덧붙였다.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쭉 볼 필요는 없고, 선별적으로 보면 [...]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VR 특별전: <Beyond Reality> 체험기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VR 특별전
체험기
VR 문외한이 난생처음 VR 영화를 보다 지난 6월 27일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막을 올렸다. ‘SF’를 주제로 삼은 이번 행사는 ‘로봇 특별전’, ‘지구 정복 괴수전’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중 가장 돋보인 프로그램은 VR 상영·전시 특별전 ‘Beyond Reality’였다. 각국의 VR 큐레이터들이 컨퍼런스에 참여했으며, 40여 편의 VR 작품이 상영되었다. 나는 VR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크리스 래비스·매시액 슈져보우스키 감독의 [...]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해 예술계서도 각종 공연 열려…
공연 소식 풍성하나 관(官) 주도 예술 행사의 실효성은 의문 지난 4월 11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한 지 100년이 되는 날이다. 국내ㆍ외 독립 운동가들은 1919년 3.1운동을 기점으로 같은 해 4월 10일 중국 상하이에 모였다. 다음날인 11일, 독립 운동가들은 본격적으로 임시헌장을 제정했으며 이날 우리 민족이 주권 국민이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 기구를 설립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이다. 이번 임시정부 수립 [...]
아이스에이지(Iceage) 내한
아이스에이지(Iceage) 내한
애호를 옹호하며 올해 2회차를 맞은 ‘피스트레인’은 철원에서 열리는 록 페스티벌로, 내게는 다른 무엇보다 덴마크의 펑크 밴드 ‘아이스에이지(Iceage)’ 방한을 성사시킨 행사로 기억될 것이다. 물론 존 케일(John Cale)도 왔지만, 보지 못했다. 아이스에이지 공연 중 펜스를 붙잡은 채 머리를 흔들고 있었는데 몇 번 더 흔들면 실신할 것 같아 허둥지둥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상관없다. 아이스에이지가 1집 수록곡까지 공연할 때 나 [...]
지나친 매끄러움: 영화 <기생충>
지나친 매끄러움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2012)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9년 만에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받게 된 최고상이다. <기생충>을 관람하기 전, 나는 이 영화를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왜냐하면 모두가 이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생충>을 관람한 후, 난 [...]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상임 지휘자 선정
정명훈 음악감독 해임 그 이후, 서울시향의 새로운 출발 교향악단 내 지휘자의 역할은? 한 악단의 수준은 지휘자의 역량과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악단 내 지휘자의 지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악단에서 지휘자의 역할은 곡을 재창조해내서 자신의 곡으로 연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해석에 맞게 오케스트라의 박자와 음향을 조절하는 일이 바로 지휘자의 역할이다. 똑같은 악보를 보더라도 지휘자마다 해석의 [...]
Take Me For a Little While : <아사코>(2018)
Take Me For a Little While
<아사코>(2018)
격렬하게(激しく) 살고 죽기 철학자 장 뤽 낭시의 책 『나를 만지지 마라』는 예수 부활 첫날을 언급하며 시작한다. 막달라 마리아가 정원지기에게 예수의 몸을 어디다 두었는지 묻자, 정원지기는 “마리아야”라고 말한다. 마리아는 그가 예수임을 알아보고 몸을 잡으려 한다. 이에 예수는 “나를 만지지 마라”고 명한다.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이 장면을 뒤집었을 때 보이는 것이 지난 3월에 개봉한 영화 <아사코>다. 다만 <아사코>와 [...]
트랩Trap의 여자
“진짜” 리얼리티와 래퍼 사츠키($ATSUKI) 공공영역으로 기능하던 ‘유튜브(Youtube)’는 각종 기업의 홍보 창구와 변형된 ‘아프리카 TV’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사회의 징후가 아닌 문화의 징조와 마주하기 위해서는 다른 창구를 모색해야한다. 요컨대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에 접속하면 국내 힙합(이하: 국힙)이라는 장르의 내파(內波)를 만끽할 수 있다. 2000년 1월 4일에 태어난 래퍼 사츠키($ATSUKI)가 소리치는 개소리(bullshit)에 주목해보자. 사츠키의 개소리는 폭력적이다. 그런데 힙합의 장르 규범에서 ‘리얼(Real)’하다고 [...]
허수虛數의 여자
허수虛數의 여자
Fate 시리즈와 마토 사쿠라: ‘사걸레’의 역사를 되짚으며 지난 3월 21일 개봉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 븐즈필 제2장 로스트 버터플라이>(이하 <헤븐즈 필 제2장>)은 2004년 발매된 일본 비주얼 노벨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에는 3명의 메인 히로인과 그에 따른 3가지 루트(분기)가 있다. Fate 루트, Unlimited Blade Works 루트, 그리고 Heaven’s Feel 루트(이하 HF 루트)이다. HF 루트는 2017년작 [...]